12·3 내란사태를 앞두고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이 경기 안산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만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장악 등 계엄을 사전 모의했다는 군 관계자 진술을 경찰이 확보했다.
17일 정보사령부 소속 정아무개 대령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 조사에서 “지난 1일 경기 안산의 한 롯데리아에서 노 전 사령관이 문 사령관에게 ‘중앙선관위 전산 서버를 확인하면 부정선거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관위 장악 지시를 내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수단은 최근 해당 패스트푸드점의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확보했다. 경찰은 예비역인 노 전 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긴밀히 소통하며 계엄을 준비해왔다고 보고 있다.
정 대령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3일 오후 4시30분께 문 사령관이 “부대원 중 사업(공작) 잘하는 인원 2개 팀, 팀당 15∼20명을 소집하라”고 지시를 내린 사실도 경찰에 진술한 걸로 전해졌다. 여론조작 등 심리전이 계엄의 일부로 포함돼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문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뒤 ‘장관 지시로 내일 아침 중앙선관위에 가야 한다. 도착하면 추가 임무가 내려올 것’이라고 지시했다는 게 경찰이 확보한 정 대령 쪽 진술이다. 이때 소집된 부대원들은 문 사령관 지시로 사나흘치 속옷과 양말, 세면도구 등을 챙겨 대기했으나, 4일 새벽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결의 이후 부대로 복귀했다.
노 전 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정보사 계엄 모의가 지난 11월 중순께부터 이뤄진 정황도 드러났다. 정 대령은 경찰 조사에서 “11월 중순께 문 사령관이 공작 잘하는 인원 15명 명단을 보고하라고 지시해서, 대북 공작을 정말 잘하는 인원, 어학능력을 갖춘 인원으로 선발해 지난 22일 보고했다”며 “이후 1일 롯데리아에서 노 전 사령관과 문 사령관이 ‘인원 선발’에 대해 이야기해서 ‘누구를 말하는 거냐’고 묻자, 문 사령관이 ‘지난번 나에게 준 명단’이라고 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대령 쪽은 11월께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부정선거 관련 유튜브 영상’을 요약해 예비역 장성 교육 자료를 만들어달라는 지시를 받고 이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채윤태 기자 [email protected] 신다은 기자 [email protected] 김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