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북한군에서 1주일 새 사상자 1천명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7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지난 일주일간 우크라이나군과의 교전 과정에서 발생한 북한군 사상자가 1천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국가정보원이 사상자가 1100명가량이라고 밝힌 것을 합치면 북한군 사상자가 2천명을 넘어섰다고 볼 수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군 사상자가 3천명을 넘겼다고 지난 23일 밝힌 바 있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군은 전투 차량에 탑승하지 않은 채 대규모로 보병 작전에 나서는 “인해전술”을 펴 사상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군은 북한에 있는 가족이 보복당할 가능성을 우려해 우크라이나군에 항복하느니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보고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는 익명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 기습적으로 점령한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반격에 점령지 절반가량을 뺏겼으며, 몇달 안에 쿠르스크 지역을 모두 내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쿠르스크 지역은 북한군 1만1천명가량이 러시아군의 탈환전에 동참하는 곳이다.
미국 관리들은 내년 봄이 되면 우크라이나군은 이곳에서 퇴각하거나 포위당하는 것 중 하나를 택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휴전 협상이 개시되면 쿠르스크 지역을 러시아군이 점령한 자국 동부 영토와 교환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정부에는 협상 카드를 잃는 것이라는 평가로 이어진다. 또 내년 1월20일에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는 상황이라 우크라이나에는 더욱 불리한 국면이 펼쳐지고 있음을 뜻한다. 한 미국 관리는 애초 쿠르스크를 점령한 주목적이 러시아에 충격을 안기는 것이었기 때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조기에 철군을 지시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쿠르스크 전황을 놓고는 이곳에 투입된 북한군의 역할도 계속 주목되고 있다. 한 미국 관리는 신뢰도가 높은 정보는 아니지만 북한군 8천명이 추가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쪽은 북한군을 제외하더라도 러시아군은 하루 평균 1200명인 우크라이나 전쟁 병력 손실을 당분간 만회할 정도의 여력을 지녔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영토이자 요충지인 포크롭스크 공방전에서도 러시아군이 진전을 보이면서 전황은 전반적으로 우크라이나군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다. 한 미국 관리는 우크라이나가 이곳에 전력을 보강할 수 있겠지만 역시 후퇴할 것이냐 포위당할 것이냐라는 선택의 기로에 설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를 서두르겠다고 거듭 밝히는 가운데 곧 미사일과 포탄을 비롯해 12억5천만달러(1조8450억원) 규모의 추가 원조가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0여일 뒤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 원조 지속 여부나 규모를 놓고는 대체로 회의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