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윤석열의 비상계엄과 국민의힘 주도의 탄핵부결을 보며
삼당제가 가장 나은 정당체제가 아닐까 생각했다.
2시간의 불법적인 비상계엄이 해제된 이후 다양한 군상을 보았다.
우선 2024년 평소와 다름 없던 어느 밤에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여전히 현실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다수의 시민들.
시간이 흐른 후 후세들, 혹은 어느 평행우주 속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는
2002년 대한민국이 월드컵 4강에 올랐다는 것만큼
2024년 비상계엄은 믿을 수 없는 일로 남을 지도 모르겠다.
둘째는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자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 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삶에 커다란 열패감이 있는 것은 같다.
쉬이 이해되지 않는 점은 저소득, 저학력 층에서 그러한 성향이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는 듯한 점인데,
무지와 무관심도 원인일 수 있겠지만 결국은 판단력의 문제 같긴 하다.
이러한 이들의 총량은 과거든, 현재든 크게 변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갈수록 유튜브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러한 이들의 의견이 과감하게 표현되고, 동질집단 속에서 더욱 공고화 된다는 점은 꽤나 우려스럽긴 하다.
그리고 국민의힘 유형...
일부 예외는 있겠으나 아마도 탄핵에 반대한 국민의힘 의원이라도 계엄까지 옹호한 건 아닐 거라 본다.
적어도 국회의원이 된 수준이라면.
다만 탄핵 이후 대선에서의 패배, 그리고 이재명 집권 시 자신들 안위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탄핵에 반대하게 했을 것인데,
윤석열도 싫지만 이재명은 더 싫어,의 부류들이고, 내 주변에 꽤 많이 보이는 유형이기도 하겠다.
이들은 양비론자들이 아니다.
그저 이재명과 민주당을 싫어하는 이들인데, 적어도 이번 윤석열의 터무니 없는 짓은 이해해 줄 수 없는 상식이 있을 뿐이다.
이들은 현재 많은 것들을 갖고 있고, 이재명의 정책적 성향이나 추진력 등을 고려할 시 자신의 삶에 이득이 되지 않을 거라는 점을 익히 알고 있는 똑똑한 이기주의자들이겠다.
똑똑한 이기주의를 그 자체로 악이라 말할 수는 없겠고,
그저 세상과 정의를 위해 네 양심의 소리를 좀 더 들어줄 수 없겠니, 권유할 수밖에 없을 듯 싶은데,
쉬운 일이 아니다. 삶 속에서 이런 유형을 설득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많이 봐왔다.
그리하여 삼당제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의의 이름으로 설득되지 않는 똑똑한 이기주의자를 대하는 법은
다수결밖에 없다.
똑똑한 이기주의가 과도화 되어 정상적 판단을 하지 못할 때
적당히 힘이 있는 3당이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해준다면
적어도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정의는 실현할 수 있을 게다.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통해 내란죄라는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 맞고,
그것이 이 사회의 정의로, 이는 이재명에 대한 선호와는 전혀 상관 없이 결정되어야 할 문제다.
똑똑한 이기주의자들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 정의를 훼손하게 놔둬서는 안 된다.
삼당제 하면 사실 나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던 은희경의 트라이앵글이 슬며시 떠오르긴 한다.
뭐 비슷한 논리일 수도 있겠다.
셋 정도가 되어야 집착과 부담을 떠나 사랑에 대한 냉소를 유지할 수 있다던 그녀.
차갑지만 적확하게 정의를 실천하는 게 필요한 시점 같다.
-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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